치앙마이 카페 문화 탐방: 커피와 예술이 만나는 곳
요즘 인스타에 치앙마이 사진 많이 올라오던데, 난 작년에 다녀왔다.
방콕, 푸켓 같은 메인 관광지보다 훨씬 여유롭고 특히 카페 문화가 미쳤더라. 솔직히 커피 한잔 마시려고 태국까지 가나 싶었는데, 가보니까 이해됐어. 내가 카페에 미쳐서 하루에 3-4군데씩 다녔는데, 그 경험 좀 공유할게.
왜 치앙마이 카페가 특별한가?
일단 태국 북부는 커피 생산지야. 우리가 흔히 마시는 태국 커피는 로버스타 종이 많은데, 치앙마이 근처 고산지대에서는 아라비카도 재배해. 특히 도이창(Doi Chang)이나 도이인타논(Doi Inthanon) 지역 커피는 태국 내에서도 프리미엄급으로 취급받지.
근데 진짜 놀라운 건 카페 분위기야. 치앙마이 사람들은 카페를 그냥 커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쇼룸'처럼 꾸며놨어. 인테리어에 미친 듯이 공을 들인다고. 내가 가본 카페들은 하나같이 컨셉이 확실했고, 사장의 취향과 철학이 공간에 확 드러났어.
치앙마이 카페 지역별 특징
치앙마이 카페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어.
1. 올드시티(Old City) 내부
성벽으로 둘러싸인 올드시티 안쪽은 전통과 현대가 섞인 카페들이 많아. 특히 사원 근처에는 옛 건물을 개조한 카페들이 있는데, 태국 전통 가구와 모던한 인테리어를 믹스한 곳들이지.
"리카페(Ristr8to)"는 꼭 가봐야 할 곳인데,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운영하는 곳이야. 벽에는 커피 관련 그래피티가 가득하고, 라떼아트가 미쳤다니까. 내가 시킨 건 '새턴 라떼'라는 건데, 잔 위에 토성 모양으로 장식한 라떼아트가 놀라웠어. 맛은... 솔직히 말하면 비싼 만큼 있었어. 부드럽고 산미가 적절했지.
2. 님만해민(Nimmanhaemin) 지역
여기는 치앙마이 힙스터 지역이라고 보면 돼. 치앙마이 대학교 근처라 젊은 층이 많고,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카페들이 즐비해 있어.
"그래프 카페(Graph Cafe)"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콘크리트 벽과 천장, 철제 가구를 사용한 인더스트리얼 느낌의 공간이야. 여기서는 커피 추출 과정을 그래프로 보여주는 게 특징이야. 내가 주문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신 맛은 적고 꽃향기가 나면서 초콜릿 같은 달콤함이 뒤에 오더라. 바리스타가 추출 타이밍별 맛 변화를 설명해줬는데, 커피 덕후라면 천국이지.
"SS1254372 Cafe"란 곳도 특이했어. 이름부터 뭔가 암호 같은데, 공간은 마치 실험실 같았어. 커피잔이 비커처럼 생겼고, 메뉴는 마치 주기율표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었지. 사이언스 컨셉인데, 진짜 과학자가 운영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어.
3. 핑강(Ping River) 주변
핑강 주변은 좀 더 여유로운 분위기의 카페들이 많아. 특히 강변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들이 인기지.
"토스터리(Tostary)"는 강가에 위치한 2층 목조 건물인데, 2층 테라스에 앉으면 강과 산이 한눈에 보여. 여기는 커피도 좋지만 수제 베이커리가 진짜 일품이야. 바나나 케이크와 함께 마신 콜드브루는 끝내줬어. 특히 해 질 무렵에 가면 노을 지는 핑강이 장관이라서, 한 3~4시쯤 가서 해질녘까지 앉아있으면 좋아.
현지인들의 카페 문화
태국 사람들, 특히 치앙마이 젊은이들은 진짜 카페를 일상적으로 즐겨. 우리가 PC방 가듯이 그들은 카페를 가. 한 카페에서 5~6시간씩 노트북 펴놓고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래서 콘센트가 많고 와이파이가 빵빵한 곳들이 대부분이지.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사진 문화야. 거의 모든 카페가 '인스타그래머블'하게 꾸며져 있어. 포토존이 따로 있는 곳도 많고. 현지인들도 음료 나오면 마시기 전에 10분은 사진 찍더라고. 뭐, 나도 그랬지만...
카페 투어 꿀팁
1. 아침 일찍 시작해라: 오후가 되면 인기 있는 카페들은 자리 잡기 힘들어져. 특히 님만해민 지역은 점심 이후론 거의 전쟁이야.
2. 카페 호핑 루트를 짜라: 하루에 3-4곳 돌아보려면 동선 계획이 중요해. 올드시티는 걸어서 돌아다닐 만하지만, 님만해민이나 강변 지역은 그랩(Grab) 앱으로 이동하는 게 편해.
3. 스페셜티 메뉴를 노려라: 각 카페마다 시그니처 메뉴가 있어. 기본 아메리카노보다는 그 카페만의 특별한 메뉴를 시도해봐. "와안 디 카페(Waan Dee Cafe)"의 코코넛 콜드브루나 "아카아마 커피(Akha Ama Coffee)"의 로즈 라떼 같은 것들.
4. 로컬 디저트와 페어링: 태국 디저트인 '카놈' 종류와 커피를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아. 특히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디저트와 쓴맛의 블랙커피는 환상의 조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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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카페 투어는 단순히 커피 마시는 것 이상의 경험이었어. 각 공간마다 담긴 스토리와 디자인 철학을 느끼면서, 이 도시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지. 나 같은 커피 좋아하는 30대 남성한테는 진짜 천국 같았다니까.
다음에 치앙마이 가면 꼭 카페 투어를 해봐. 인스타 피드도 예쁘게 채우고, 맛있는 커피도 즐기고, 일석이조야. 아, 그리고 카페 투어 하다 보면 현지인들이랑 자연스럽게 대화할 기회도 많아서 여행의 깊이가 달라져. 난 "리카페"에서 만난 현지 바리스타랑 지금도 인스타 팔로우하면서 지내.
뭐, 이렇게 길게 썼는데 결론은... 치앙마이 가면 절대 카페 무시하지 마라. 거기서 보내는 시간이 너의 여행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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